경기도 청년기본소득 예산 전액 삭감 논란: 왜 사라질 위기이고, 무엇을 고민해야 하나

2025-12-31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내년에 정말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경기도에서만 운영돼 온 청년기본소득이 내년에는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예산이 전액 삭감된 예산안이 상임위를 통과해 예결위로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경기도에 오래 거주한 만 24세 청년에게 분기별 25만 원, 연 100만 원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던 제도였기에 체감은 더 큽니다.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에게는 “적지는 않지만 분명 도움이 되는 돈”이었고, 청년들 사이에서 허탈감과 분노가 동시에 나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 어떤 절차로 예산이 깎였는지 - 의회가 제시한 삭감 이유는 무엇인지 - 청년기본소득의 효과와 한계는 무엇인지 - 전국적으로 번지는 ‘지원금 경쟁’ 속에서 우리가 점검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지 차근차근 정리해보겠습니다.



청년기본소득이 뭔데 이렇게 논란이 커졌나

경기도 청년기본소득은 대략 다음 조건의 청년에게 지급되어 왔습니다.

  • 대상: 만 24세 청년
  • 거주 요건: 경기도 3년 이상 계속 거주 또는 합산 10년 이상 거주
  • 지급 방식: 분기별 25만 원(연 100만 원)
  • 지급 수단: 지역화폐

이 제도의 핵심은 두 가지였습니다.

1) 청년에게 최소한의 ‘현금성’ 지원을 제공한다(비록 지역화폐지만 사용 범위는 넓게 체감) 2)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 소비를 유도한다

그래서 청년 입장에서는 “한 번에 큰돈은 아니지만 생활비, 교통비, 식비, 자격증 준비 등 현실적인 지출에 숨통을 트여주는 지원”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특히 사회에 막 진입하는 시기에는 100만 원이 ‘심리적 안전망’처럼 작동할 때가 많습니다.

문제는 이 제도가 ‘경기도에만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서울·인천·부산 등 다수 지역은 동일한 방식의 청년기본소득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논쟁이 더 단순해집니다. “경기도만 왜?” 혹은 “경기도가 하니까 더 의미 있다”로 쉽게 갈립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예산 구조, 정책철학, 형평성, 효과 검증까지 얽혀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 2026년 예산 614억 원 전액 삭감

이번 이슈의 변곡점은 14일 경기도의회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가 2026년 청년기본소득 예산 614억 원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예결위로 넘겼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다음입니다.

  •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닙니다.
  •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와 최종 본회의(12월 24일 예정)를 거쳐야 합니다.
  • 다만 상임위에서 ‘전액 삭감’이라는 강한 신호가 나왔고, 그래서 사업 존폐가 위태로운 상황으로 읽힙니다.

즉, “이미 끝났다”라기보다는 “상당히 위험해졌다”가 더 정확합니다. 하지만 청년 입장에서는 내년에 내가 대상인데, 받을지 못 받을지 불확실해진 것 자체가 큰 타격입니다.



의회가 말하는 삭감 이유: 포퓰리즘, 재정 부담, 실효성 논란

상임위가 제시한 삭감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 포퓰리즘적 성격
  • 재정 부담
  • 사업의 실효성 논란

정책을 평가할 때 늘 따라붙는 단어들이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비판이 가능하냐”가 아니라 그 비판이 데이터와 대안으로 이어지느냐입니다.

1) 포퓰리즘 논란: ‘받는 사람’이 많을수록 생기는 질문

섹션 1 이미지

청년기본소득은 특정 취약계층만이 아니라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폭넓게 지급됩니다. 그러다 보니 “정말 가장 어려운 청년에게 집중되는가?”라는 질문이 생깁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반론도 가능합니다. - 청년 시기는 소득이 낮고 불안정한 경우가 많아, 보편적 지원 자체가 사회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 - 선별 지원은 행정비용과 낙인효과가 생길 수 있어, 보편 지원이 오히려 효율적일 때도 있다

즉, 보편 vs 선별은 단순한 선악이 아니라 정책 목표에 따라 설계가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2) 재정 부담: “지금은 좋은데, 다음 청구서는?”

섹션 2 이미지

요즘 전국적으로 민생지원금 경쟁이 붙으면서 “우리는 60만 원”, “우리는 30만 원” 같은 뉴스가 쏟아집니다. 당장 받는 사람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결국 예산은 세금과 지방재정으로 돌아옵니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 이 지출이 일회성인지, 지속 가능한 구조인지 - 다른 필수 지출(복지, 돌봄, 안전, 인프라)을 잠식하는지 - 경기 침체기에 대비할 재정 여력을 갉아먹는지

청년기본소득도 예외는 아닙니다. “연 100만 원”은 개인에게는 의미가 크지만, 지급 대상이 넓어지면 총액은 커지고, 그 부담은 매년 반복됩니다.

3) 실효성 논란: 소비 진작인가, 단기 처방인가

섹션 3 이미지

지역화폐로 지급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있습니다. 다만 실효성은 이렇게 따져봐야 합니다.

  • 지역 소상공인 매출 증가가 일시적 반등인지, 구조적 개선인지
  • 청년의 노동시장 진입, 교육·훈련, 부채 부담 완화 등 장기 효과가 있는지
  • 동일 예산으로 더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안 정책이 있는지

정책은 감정이 아니라 비교 가능한 성과지표로 설득되어야 오래 갑니다.



대신 늘린 예산: 취약계층 지원 강화의 메시지

상임위는 청년기본소득을 깎는 대신 - 고립은둔청년 지원 - 가정위탁아동 양육지원 등 취약계층 관련 예산을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분은 정책적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보편 지급’ 대신 ‘집중 지원’을 택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고립·은둔 청년은 발굴 자체가 어렵고, 지원이 늦어지면 사회적 비용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가정위탁아동 지원 역시 보호체계에서 중요한 축입니다.

다만 여기서도 제로섬처럼 몰아갈 필요는 없습니다. - 취약계층 지원 강화는 필요하다 - 동시에 보편 청년정책도 일정 수준 유지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우선순위와 재원 조달 방식입니다.



“내가 받아본 정책인데…” 유호준 의원의 반대가 던지는 상징

보도에 따르면 의원들 중 유일하게 청년기본소득을 받아본 유호준 의원이 반대 뜻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이 장면이 상징적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 정책의 ‘수혜 경험’이 있는 사람이 현장에서 체감한 효용을 말한다는 점
  • 청년정책을 논의하는 의사결정 구조에 당사자 관점이 얼마나 반영되는가를 보여준다는 점

물론 수혜 경험이 곧 정책의 정당성을 자동으로 보장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정책의 효과는 숫자뿐 아니라 삶의 맥락에서 드러나기도 합니다. 특히 청년정책은 “지금 당장 살아내는 문제”와 맞닿아 있어, 체감 격차가 큽니다.



사용처 논란과 정책 신뢰: 제한 강화가 백지화됐다?

청년기본소득은 과거부터 “어디에 쓸 수 있냐”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모텔, 노래방, 술집 등 사용처 이슈가 대표적이죠. 그래서 2025년 하반기부터 청년역량지원 분야로 사용처 제한을 검토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것이 백지화됐다는 언급도 나옵니다.

여기서 핵심은 정책 신뢰입니다.

  • 사용처를 제한하면 ‘지원 목적의 선명함’은 커질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제한이 과도하면 ‘실제 생활비 지원’ 기능이 약해지고, 행정비용이 증가합니다.

어느 쪽이든 중요한 건 일관성입니다. 정책이 자꾸 흔들리면 수혜 대상자는 계획을 세우기 어렵고,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무너집니다.



기본소득 확대 공약, 가능한가? 괜찮은가?

과거 경기도지사가 청년기본소득을 트레이드마크로 삼으며 더 큰 기본소득 청사진을 제시했던 일도 다시 소환되고 있습니다. 청년에게 연 200만 원, 그 외 전 국민에게 연 100만 원 지급 같은 구상은 매력적으로 들리지만, 현실에서는 아래 질문을 피할 수 없습니다.

  • 재원은 어디서 마련하나? (증세, 지출 구조조정, 국채 등)
  • 물가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 부양 vs 인플레이션 압력)
  • 기존 복지제도와 충돌하진 않나? (중복, 사각지대, 형평)
  • 정책 목표가 ‘빈곤 완화’인지 ‘소비 진작’인지 ‘사회권 보장’인지 명확한가?

‘줄 수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하냐’입니다. 한 번 시작된 보편 현금성 정책은 줄이기 어렵고, 줄이는 순간 정치적·사회적 반발이 큽니다.



지금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 최종 결정 전까지의 체크포인트

청년기본소득이 실제로 유지될지, 축소될지, 폐지될지는 아직 최종 결론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서는 감정적인 반응만큼이나 구조적인 체크가 필요합니다.

1) 절차: 예결위·본회의에서 뒤집힐 수 있는가

섹션 4 이미지
  • 예결위에서 삭감안이 조정될 수 있는지
  • 본회의 표결에서 어떤 쟁점이 부각되는지
  • 대체사업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있는지

2) 대안: ‘전액 삭감’이 아닌 ‘설계 변경’도 가능한가

예를 들어 이런 대안들이 논의될 수 있습니다. - 소득·자산 기준을 일부 결합한 준보편 모델 - 현금성 지급 + 역량지원 바우처 혼합 - 24세 단일 연령이 아닌, 취약 구간(구직기간, 자립준비 등) 집중

3) 평가: 효과 측정 지표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섹션 5 이미지
  • 청년의 구직활동, 부채, 우울감 등 삶의 지표 변화
  • 지역화폐 소비의 업종·지역 분포
  • 동일 예산 대비 다른 청년정책(주거, 교육훈련, 심리지원)의 비용-효과 비교

정책을 둘러싼 논쟁이 커질수록, ‘좋다/나쁘다’가 아니라 ‘무엇을 목표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로 이동해야 합니다.



결론: 청년기본소득 논쟁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설계의 문제’입니다

경기도 청년기본소득 예산 전액 삭감 논란은 단순히 “100만 원을 주냐 마냐”의 싸움이 아닙니다. 보편 지원과 취약 지원의 균형, 지방재정의 지속 가능성, 정책 효과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청년 입장에서는 당장 내년 생애계획에 영향을 주는 문제이고, 지역사회 입장에서는 재정과 정책 우선순위를 재정렬하는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최종 결정 전까지 남은 절차가 있는 만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대안과 데이터를 요구하는 시민적 감시가 중요합니다.

청년기본소득을 유지하든, 바꾸든, 줄이든—핵심은 ‘청년의 삶이 실제로 나아지게 하는가’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 곧, 다음 청년정책의 수준을 결정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