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다시 배운 삶의 주도권: 건강과 관계를 지키는 법(삶의 주도권)

2025-12-31


연이은 부고 문자, 나이 듦을 체감하는 순간

요즘은 ‘나이 든다’는 말을 머리가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먼저 알아차립니다. 올해만 벌써 세 번째로 부고 문자를 받았을 때,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 옆을 지나가고 있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무거운 마음으로 장례식장에 다녀왔습니다. 마지막 직장 선배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 상주는 저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직급은 선배였습니다. 막내 시절 제게 일을 엄격하게 가르쳐 주던 호랑이 사수이자, 한편으로는 참 아끼던 동생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회사를 떠난 뒤 가끔 모임에서 보다가, 어느 순간 5년 가까이 소식이 끊겼습니다.

장례식장에서 마주친 선배는 조심스레 말했습니다.

  • “연락 못 드려서 죄송해요. 이럴 때 한 번 보는 거지…”

그 말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다시 만나는 이유가 ‘기쁜 소식’이 아니라 ‘슬픈 소식’이어야 하는 현실이, 낯설 만큼 선명하게 아팠습니다.


16년 전, 같은 전장에서 버티던 얼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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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조문을 마치고 자리에 앉자, 하나둘 낯익은 얼굴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16년 전 함께 고생했던 선배들이 어느새 열 명쯤 모였습니다. 얼굴에는 세월이 만든 주름이 조금씩 늘었지만, 말투와 눈빛은 놀랄 만큼 그대로였습니다.

‘16년’이라는 숫자 한 줄에는, 각자의 인생이 통째로 들어 있었겠죠.

제가 다니던 회사는 방만한 경영 끝에 지금은 사라졌습니다. 한때는 현재 기업가치 수조원에 달하는 회사와 대등한 수준이었는데도 말입니다. 배가 불렀던 걸까요. 저는 사표를 쓰고 제 발로 나왔지만, 5년 뒤 구조조정이 닥쳤고 선배들 중 많은 분들이 비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 뒤의 삶은 참 다채로웠습니다.

  • 누군가는 대기업 임원이 되었고
  • 누군가는 창업해 사업을 하고 있었고
  • 누군가는 식당을 운영하며 손님을 맞이했고
  • 또 누군가는 여전히 직장인이 되어 일상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자리는 달라도 ‘열심히 산 흔적’만큼은 모두의 얼굴에 분명히 남아 있었습니다.


충격적인 근황, 그리고 건강의 무게

그런데 옆자리에서 들려온 한마디가 공기를 바꿨습니다. 회사에서 똑똑하기로, 인정받기로 유명했던 옆 팀 팀장님의 소식이었습니다. 신망이 두텁고 브레인이라 불리던 분, 개인적으로도 존경하던 그 팀장님이 “3기”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커리어와 성과를 쌓는 속도만큼, 건강을 지키는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사실을요.

인생은 종종 ‘잘해온 사람’에게도 가차 없이 현실을 내밉니다. 성실함과 건강은 별개일 수 있고, 유능함과 안전은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 사실이 너무 슬퍼서, 오히려 더 현실적이었습니다.

건강은 ‘나중에’가 아니라 ‘지금’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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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건강은 목표가 아니라 전제 조건이 됩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무언가를 계속 해나가기 위한 기반이 됩니다.

그래서 장례식장에서의 그 소식은 제게 이렇게 들렸습니다.

  • “더 열심히”가 아니라 “더 오래”
  • “더 성과”가 아니라 “더 지속”
  • “더 버티기”가 아니라 “더 돌보기”

밤 10시, 헤어지는 길에 남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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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밤 10시가 되었고, 사람들은 각자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걸어가는데 옛 생각이 났습니다. 참 치열하게 살았고, 그때가 그립기도 했습니다. 같이 고생하며 웃고 버티던 시간은 마음속에 오래 남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누가 묻는다면, “그때로 돌아가고 싶냐?” 제 대답은 분명합니다.

아니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둘 때 가장 아름답습니다.

그 시절이 그립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은 이유

그때의 나는 분명 성장했지만, 동시에 많이 소진되었습니다.

  • 매일 아침 출근 전쟁
  • 실적 압박과 평가 스트레스
  • 내 시간과 몸을 갈아 넣는 방식의 성과
  • 주말에 ‘강제로’ 해야 했던 축구
  • 밤 11시가 넘어 끝나던 회식 문화

그 시절에는 그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보니, 그 ‘당연함’이 개인의 삶을 얼마나 쉽게 삼켜버리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지금의 내가 더 좋습니다.


사표 이후의 시간, 불확실성을 견디며 만든 삶의 주도권

차가운 밤공기를 들이마시자 문득 16년 전 어느 날이 떠올랐습니다. 호기롭게 사표를 쓰고 나왔지만 현실은 매일이 흔들렸습니다. 불확실한 미래, 벼랑 끝에 선 기분. ‘내 선택이 맞았을까’라는 질문이 밤마다 찾아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견뎠습니다. 치열하게 살아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지금은 예전과 다르게 살고 있습니다.

지금의 저는 내 시간을 내가 직접 통제하며 사는 ‘삶의 주도권’을 조금씩 되찾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삶의 주도권은 거창한 성공이 아닙니다. 오히려 작고 현실적인 감각입니다.

  • 내가 쉬어야 할 때 쉬는 선택
  • 무리한 관계를 정리할 용기
  • 내 몸의 신호를 우선순위에 두는 태도
  • 성과보다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는 결정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현실적인 기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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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이런 기준을 자주 떠올립니다. 누구나 상황은 다르지만, 최소한 방향은 도움이 됩니다.

  1. 몸이 보내는 신호를 ‘의견’이 아니라 ‘경고’로 받아들이기
  2. 일정에 사람을 끼워 넣지 말고, 사람 사이에 숨 쉴 틈을 남겨두기
  3. 성과의 크기보다 생활의 리듬을 먼저 설계하기
  4. 관계는 ‘연락 빈도’보다 ‘마음의 부채’를 줄이는 방식으로 유지하기
  5. 오늘의 무리함이 내일의 나를 빚으로 만들지 않게 하기

이 기준들은 완벽한 해답이 아니라, 흔들릴 때마다 돌아갈 수 있는 ‘기준점’입니다.


관계는 언젠가가 아니라, 지금의 마음으로

장례식장에서 들었던 “이럴 때 한 번 보는 거지…”라는 말이 계속 맴돕니다. 물론 삶이 바쁘면 연락이 뜸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관계의 끈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평소의 작은 안부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작은 실천을 합니다.

  • 한 달에 한 번, 고마운 사람에게 짧은 메시지 보내기
  • ‘나중에 연락해야지’를 일정에 적어두기
  • 꼭 친하지 않아도, 존경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하기

이런 행동은 대단한 친절이 아니라, 후회를 줄이는 방식의 삶에 가깝습니다.


다시 다짐합니다: 건강과 마음, 그리고 삶의 주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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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신 팀장님의 쾌유를 진심으로 빕니다. 그리고 저는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내 몸과 마음의 건강, 그리고 내 삶의 주도권을 지키면서 살아가겠다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갑니다. 누군가는 출근을 하고, 누군가는 사업을 하고, 누군가는 가정을 돌보고, 누군가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합니다. 중요한 건 그 방식이 무엇이든, 나를 잃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끝으로, 오늘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같은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 너무 늦기 전에 건강을 챙기고
  • 너무 멀어지기 전에 안부를 전하고
  • 너무 지치기 전에 속도를 조절하며

당신의 삶의 주도권을 당신 손에 꼭 쥐고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