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준비도 격차가 부르는 지역·산업 양극화: 한국형 AI 전환의 해법

2026-02-19


들어가며: 성장 동력인 AI, 그러나 ‘AI 준비도 격차’가 변수다

인공지능(AI)은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시장을 열 수 있는 강력한 기술입니다. 하지만 기술은 언제나 ‘균등하게’ 퍼지지 않습니다. 최근 학술대회에서 제기된 핵심 경고는, AI 기술 발전이 한국 경제의 성장 기회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구조적 불균형이 유지되거나 심화되면 오히려 양극화를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논의의 중심에는 바로 AI 준비도 격차가 있습니다. 지역과 산업이 AI를 받아들일 역량(인력·데이터·인프라·기업 생태계·투자 여력)을 갖추지 못하면, AI는 ‘혁신의 사다리’가 아니라 ‘격차 확대 장치’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학술대회에서 나온 문제의식과 한국 경제의 현실을 바탕으로, 왜 이런 우려가 나왔는지, 그리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사건 개요: 무엇이 문제로 제기됐나

2026년 2월 5일 열린 ‘2026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인공지능 확산이 가져올 명암이 집중적으로 논의되었습니다. 발표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AI는 성장의 기회이지만, 지역·산업 불균형이 큰 한국에서는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
  • AI 준비도를 측정해보니 수도권(특히 서울 강남·서초 등)은 높고, 전남·경북·강원 등 일부 지역은 0에 가까운 수준이 관측되었다
  • 산업 간 성장 격차를 보여주는 불균형 성장지수도 1990년대 대비 약 7배 가까이 커졌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 처방으로는 AI 전환 클러스터 조성, 중소·중견 제조업의 초기 AI 도입 비용 지원, AI 활용 인력 양성 등이 강조됐다

여기서 핵심은 단순히 “AI가 좋다/나쁘다”가 아닙니다. AI가 ‘누구에게, 어디에, 어떤 산업에’ 먼저 스며들어 성과를 내는지가 국가 전체의 격차 구조를 재편할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 제기입니다.


2. 왜 지금 이 뉴스가 나왔나: ‘K자형 구조’ 위에 올라탄 AI

2-1. 지역 격차: AI 준비도 격차가 곧 성장 격차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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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전기나 인터넷처럼 ‘있으면 좋은’ 수준을 넘어,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반 기술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AI는 인프라(클라우드/데이터센터/통신), 인력(개발·운영·현장 적용), 자본(초기 투자), 수요(대기업·스타트업 생태계)가 결합되어야 확산됩니다.

이 조건은 대체로 수도권이 유리합니다. 수도권은

  • 대기업 본사 및 협력 네트워크
  • 대학·연구기관·병원·금융 등 데이터 집약 기관
  • 스타트업 및 벤처투자 생태계
  • 고급 인력의 집적

이 강합니다. 반대로 일부 지역은 산업 구조가 단순하거나 인구가 감소하고, 혁신 인력 유치가 어려워 AI 준비도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습니다. 학술대회에서 관측된 “어떤 지역은 0에 가깝다”는 표현은 과장이 아니라, AI 전환을 추진할 최소 조건 자체가 빈약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지역 격차가 ‘현재’의 불편이 아니라 ‘미래’의 경쟁력 차이로 굳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AI가 특정 지역의 특화 산업 생산성을 끌어올리면 그 지역은 더 투자와 인재가 모이고, 반대 지역은 더 어려워지는 선순환/악순환이 동시에 진행됩니다.

2-2. 산업 격차: 불균형 성장지수 확대와 AI의 결합

산업 간 격차가 1990년대 대비 7배 수준으로 커졌다는 분석은 충격적입니다. 이미 한국 경제는 산업별로 생산성·수출·임금·고용 안정성의 차이가 크고, 이런 차이는 다시 지역·가계 자산 격차로 연결됩니다.

AI는 산업별로 효과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 데이터가 많고 반복 업무가 많은 산업: 자동화·최적화 효과가 빠름
  • 고정밀 품질관리/공정최적화가 가능한 제조: 불량률 감소, 생산성 상승
  • 플랫폼·금융·광고·유통: AI로 수요예측/개인화가 강화되며 승자독식 심화 가능
  • 디지털 전환이 늦고 소규모 사업체가 많은 업종: 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큼

즉, AI는 ‘잘하는 산업은 더 잘하게’ 만들고 ‘전환이 느린 산업은 더 뒤처지게’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이번 논의가 ‘양극화’와 연결된 이유입니다.

2-3. 노동시장 충격: 일자리·소득 분배 이슈가 함께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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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확산은 생산성 상승을 가져오지만, 단기적으로는 노동시장 재편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AI가 저숙련만이 아니라 중간 숙련 노동자의 업무를 대체한다”는 경고가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불평등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 자동화로 일부 직무 수요 감소 → 지역의 대표 산업이 흔들리면 지역 소득 감소
  • AI를 다룰 수 있는 인력 프리미엄 상승 → 교육·훈련 접근성 차이가 임금 격차로 확산
  • 기업 내에서도 AI 적용 부서와 비적용 부서의 성과·보상 격차 확대

따라서 AI 준비도 격차는 단순한 기술 점수의 차이가 아니라, 일자리·임금·지역 소멸 위험과 직결되는 경제 문제로 봐야 합니다.


3. 현장에서 보이는 실험: 지역 특화 산업에 AI를 붙이는 이유

우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지역에서도 AI를 성장의 촉매로 삼으려는 시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상남도는 지역 기계·자동차 부품 산업의 저성장과 인구 감소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AI 융합 지역특화산업 지원사업’ 등을 통해 제조 현장에 AI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제조업에서 AI 도입은 다음과 같은 실질적 효과를 목표로 합니다.

  • 불량 검출 자동화로 품질 비용 절감
  • 생산 계획 최적화로 납기/재고 문제 개선
  • 수요 예측으로 과잉 생산 리스크 축소
  • 설비 이상 탐지(예지보전)로 다운타임 감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런 성과가 한두 기업의 혁신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역 단위의 확산 구조(컨설팅·데이터·인력·실증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결국 ‘점’이 아니라 ‘면’을 만들어야 AI 전환이 지역 경제의 체질을 바꿀 수 있습니다.


4. 정책 과제: 무엇을 해야 ‘AI가 양극화의 촉매’가 되지 않나

4-1. AI 전환 클러스터: “기업 이전”이 아니라 “생태계 조성”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려고 기업을 지방으로 유도하는 정책은 반복돼 왔지만, 단순 이전만으로는 지속성이 약했습니다. AI 시대에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AI는 사람·데이터·인프라가 결합된 생태계 산업이기 때문입니다.

AI 전환 클러스터는 다음 요소를 함께 묶어야 합니다.

  • 지역 주력 산업(자동차부품, 조선기자재, 디스플레이, 농식품 등)과 연결된 AI 과제 발굴
  • 실증(테스트베드) 인프라: 공정 데이터 수집, 샌드박스, 현장 실험 지원
  • 공동 활용 자원: GPU/클라우드 크레딧, 데이터 라벨링 지원, 표준 플랫폼
  • 인력 파이프라인: 지역 대학·폴리텍·기업 연계 커리큘럼

핵심은 ‘지역의 경쟁력에 맞춘 AI 적용’이며, 클러스터는 단기간 홍보 사업이 아니라 최소 5~10년 단위의 누적 전략이어야 합니다.

4-2. 중소·중견 제조업 초기 도입 비용 지원: 가장 큰 병목을 뚫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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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조업에서 AI는 “좋은 기술”이지만, 도입 초기에 드는 비용과 불확실성이 큽니다.

  • 데이터 정비(센서, MES, ERP 연동)
  • 모델 개발/튜닝
  • 설비와 공정에 맞춘 커스터마이징
  • 보안/운영 체계 구축

대기업은 이를 감당할 수 있지만, 중소·중견은 투자 대비 효과(ROI)가 불확실하면 시작조차 어렵습니다. 그래서 초기 AI 도입 비용 지원은 단순 보조금이 아니라, 다음 방식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습니다.

  • 성과연동형 바우처(불량률/에너지/납기 지표 개선 시 추가 지원)
  • 공통 모듈 지원(비전검사, 예지보전 등 범용 과제는 템플릿화)
  • 공급기업(AX 컨설팅/AI 솔루션 기업) 품질 인증 및 사후관리

AI 준비도 격차를 줄이려면, ‘도입 의지가 있어도 못하는 기업’의 첫 문턱을 낮춰야 합니다.

4-3. 인력 양성: 개발자만이 아니라 “현장 적용 인력”이 부족하다

AI 인력이라고 하면 데이터사이언티스트나 ML 엔지니어만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지역 제조업에 더 필요한 것은

  • 공정 이해 + 데이터 이해를 동시에 가진 현장형 AI 실무자
  • 설비/품질/생산관리와 AI를 연결하는 브릿지 인력
  • AI를 운영(MLOps)하고 지속 개선하는 운영 인력

입니다. 교육 정책도 ‘단기 부트캠프’만으로 해결되기 어렵고, 재직자 업스킬링 + 지역 정착형 채용 + 프로젝트 기반 실습이 묶여야 합니다.

또한 교육 접근성 자체가 지역 격차를 만들 수 있으므로, 수도권 중심 교육을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설계(원격+오프라인 거점, 기업 연계 실습, 장비 지원)가 필요합니다.

4-4. 분배와 안전망: 기술 전환 속도만큼 중요한 사회적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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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및 소득 불평등 심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성장 전략과 함께 분배 전략도 동시에 고민해야 합니다.

  • 전환기 실직/전직 지원 강화(훈련수당, 전직 바우처, 고용서비스)
  • 세제 개편 논의(기술 진보로 확대되는 초과이익의 사회 환원 방식)
  • 장기적으로 기본소득 등 새로운 분배 시스템 논의 가능성

여기서 정답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분명한 사실은 AI가 경제의 기본 규칙을 바꾸는 만큼, 사회 안전망도 ‘사후 대책’이 아니라 ‘전환 설계’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5. 향후 전망: 세 가지 시나리오로 본 한국의 선택지

5-1. 현 상태 유지: AI 혜택의 수도권·특정 산업 집중

지역·산업 불균형이 그대로라면, AI는 가장 준비된 곳에 먼저 성과를 안겨줄 가능성이 큽니다. 그 결과

  • 수도권은 더 빠르게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흡수
  • 지방은 인재 유출 및 산업 공동화 심화
  • 중소기업은 비용 부담으로 전환 지연

이런 흐름이 고착화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AI는 성장 동력이면서 동시에 양극화의 촉매가 됩니다.

5-2. 균형 전환 가속: 지역 특화 AI 성공 사례의 확산

클러스터·비용 지원·인력 양성 정책이 맞물리면, 지역에서도 ‘AI로 돈을 버는’ 사례가 누적될 수 있습니다.

  • 지역 주력 산업의 생산성 향상
  • 청년층의 지역 정착 유인 확대(일자리 질 개선)
  • 지역 기업의 수출/납품 경쟁력 강화

결국 AI 준비도 격차가 완화되면서 국가 전체 성장률의 기반이 넓어지는 경로가 가능합니다.

5-3. 변수 발생: 고용 충격·불평등 심화로 정책 방향이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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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한 고용 충격이 예상보다 크거나, 성과가 소수에 집중되어 사회적 반발이 커질 경우 규제·과세·보조 정책이 급격히 재편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술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아니라, 전환 비용을 사회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분산하는 제도를 갖추는 것입니다.


맺으며: AI 준비도 격차를 줄이는 것이 ‘한국형 AI 성장’의 출발점

AI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산업·노동시장에 누적된 불균형 위에서 AI가 확산되면, 성장은 더 가파르게 한쪽으로 쏠릴 수 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의 문제 제기는 “기술은 중립적”이라는 낙관을 넘어, AI 준비도 격차를 국가 전략의 핵심 변수로 놓고 보자는 요구입니다.

정리하면, 지금 필요한 것은 다음의 결합입니다.

  • AI 전환 클러스터로 지역 생태계를 만들고
  • 중소·중견 제조업의 초기 도입 비용 병목을 해소하며
  • 현장형 AI 인력을 길러 확산 속도를 높이고
  • 전환기의 불평등을 완화할 안전망을 함께 설계하는 것

이 네 가지가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AI는 ‘승자독식의 도구’가 아니라 포용적 성장의 인프라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AI 준비도 격차를 줄이는 정책이 곧 한국형 AI 전환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입니다.